[시사저널e]‘웹툰한류’ 파란불, 업계는 ‘불법복제’ 빨간불

 
 

‘웹툰한류’ 파란불, 업계는 ‘불법복제’ 빨간불

유료 서비스 레진코믹스 접속국가 227개국…업계 “불법복제 생존에 위협”

 

국내 웹툰에 대한 관심은 커지고 있지만 업계는 저작권 문제가 성장에 위협을 주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 사진=뉴스1
국내 웹툰에 대한 관심은 커지고 있지만 업계는 저작권 문제가 성장에 위협을 주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 사진=뉴스1

 

케이팝(K-POP)과 드라마만 한류팬을 유혹하는 건 아니다. 국내 콘텐츠산업에서 대표적 원천 콘텐츠로 떠오르고 있는 웹툰도 점차 한반도 바깥 소비자와의 접촉면을 늘리고 있다. 한 조사에 따르면 대표적 웹툰 유료서비스에 접속한 국가를 세어보니 227개국에 달하기도 했다.

괄목할 만한 성과지만 동시에 위험요인도 잠재하고 있다. 업계서는 저작권을 위협하는 불법복제가 성장에 위협을 가하는 요인이라고 우려하는 분위기다. 정치권도 적극적으로 나설 태세다.

5일 레진엔터테인먼트가 레진코믹스 글로벌 웹툰 플랫폼에 접속한 국가별 IP를 분석한 결과 올 상반기 전세계 227개 국가 사용자들이 관련 웹툰을 소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레진코믹스는 현재 7000여편의 만화를 제공하는 국내 대표적인 유료 웹툰 서비스다. 2015년에 일본과 미국시장에 순차적으로 진출하면서 해외로 사업범위를 넓히고 있다.

레진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현재 미국시장에서는 한국웹툰 150여편을 영어로 번역해 서비스 중이다. 일본시장에서는 한국웹툰 120여편과 일본만화 300여편을 일본어로 서비스하고 있다.

언어별 레진코믹스 상반기 인기작은 미묘하게 국가별로 엇갈렸다. 한국어 작품에서는 일상물 ‘레바툰’과 고교학원물 ‘최강왕따’, 영어번역작품에서는 고교학원물 ‘이해불능’과 캠퍼스로맨스물 ‘우리사이느은’, 일본어로 작품에서는 로맨스물 ‘몸에 좋은 남자’와 고교학원물 ‘소년이여’가 차지했다. 조회수 기준 상위 5개 국가는 한국 미국 일본 필리핀 캐나다로 나타났다.

227개 나라 중 조회수 기준 상위 30개 국가로는 앞선 5개국을 포함 호주, 중국, 영국, 인도네시아, 독일, 인도, 말레이시아, 태국, 베트남, 멕시코, 프랑스, 러시아, 싱가폴, 브라질, 뉴질랜드, 이탈리아, 대만, 홍콩, 폴란드, 루마니아, 스페인, 네덜란드, 남아프리카, 이집트, 터키가 자리했다.

이성업 레진엔터테인먼트 사업총괄이사는 “한국웹툰이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 발판을 만드는 과정에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갈수록 치열한 국가간 글로벌 경쟁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문제는 저작권이다. 이성업 이사는 “빠르게 퍼지는 웹툰의 불법복제는 국내 원천 콘텐츠 환경을 저해하는 것은 물론 한국웹툰이 글로벌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성장하고 생존하는 데 강력한 위험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레진엔터테인먼트의 경우 사내에 불법사이트 대응 전담 부서를 운영하고 있다. 3월부터는 독일의 코메소(COMESO)社를 통해 국제 모니터링 업무도 진행 중이다. 또 2월 출범한 저작권해외진흥협회(COA, Copyright Overseas promotion Association) 회장사도 맡았다. 권정혁 레진엔터테인먼트 부사장이 초대 회장을 맡고 있다.

정치권도 나서는 모양새다. 지난달 31일 서울 여의도 의원회관에서는 국회 산업통상자원벤처중소기업위원회 소속 권칠승, 송기헌 의원(더불어민주당) 주최로 ‘웹툰의 세계화: 웹툰산업의 해외시장 개척 활성화 방안’ 세미나가 열렸다. 이 세미나의 핵심화두 역시 불법복제였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축사에서 “웹툰이 게임, 드라마, 영화 등 다른 콘텐츠로 재생산되고 있으며, 콜라보레이션이 이뤄지면서 인터넷 콘텐츠 산업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며 “콘텐츠의 다양화, 작가 발굴 및 육성, 번역의 전문성 강화, 건전한 유통망 구축, 해외 진출을 가로막는 규제 등을 살펴 해외시장 개척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7월에는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정재 자유한국당 의원이 불법복제물을 제작·배포하는 해외 서버 불법사이트들의 통신망을 신속하게 차단하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하는 ‘저작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권정혁 저작권해외진흥협회장(레진엔터테인먼트 부사장)은 “레진코믹스 뿐 아니라 수많은 웹툰플랫폼 운영사들은 치열한 글로벌 경쟁과 웹툰 종주국의 위상을 지키기 위해 사실상 사활을 건 상태”라며 “저작권 보호는 기업들만의 노력으로 해결하는데 한계가 있어 불법복제 해외서버의 실시간 ISP 차단 등 실효성 있는 정부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